해도 저물고, 날도 저물고, 금년도 저물어불 모냥이요? 쩌그 바다 너메로 해가 들어가분께, 바다도 인자 조용히 잠들어불라고 허요. 갯가서 하냥 기둘리고만 있는 바위덜 머리빡을 가만가만 깜깜한 밤이 쓰다듬어주제라우. 그라믄 그라고 꼿꼿허던 바위덜도 고개를 숙임스러 자울자울 잠을 청허제라우. 그라드라도 바다는 쉬지를 안 허고 들어오고 나가고 사리허고 조금허고 물때가 넘나들제라우. 밤에도 쉬지를 않제라우.

이녁들도 알 것제마는. 이 시상에 나서 죽넌 날까지 일을 안 허고 배길 수 있는 장사는 없제라우. 죽어라 일허고 돈 벌고 해야 포도시 입에 밥숟구락 집어넣을 수 있제라우. 긍게 유제 사람덜 사는 거 보믄 짠혀라우. 존 시상 본다고 존 철 만난다고 다덜 용을 쓰고 일허고 또 일허고 해야 허는 거이 우리 철부지 인생들이어라우. 끄니는 쉴 수가 없응께.

핑생 그라고 살아라는 거이 인생인디 사방군체 찾아보믄 또 낫낫허게 신간이 편허고 일도 안 험서렁도 잘 지내게신 분덜도 분명코 있제라우. 부모 잘 만나서 지 편헌 대로 살고 거그서도 욕심을 내서 남덜을 둘레묵고 줄세워갖고 요새 거 뭐시냐? 잉 갑질, 갑질허는 놈덜이 있어라우? 힘줄 좀 잡았다고 지 돈줄 좀 있다고 사람덜을 그라고 딱아 세우고 허는 사람덜이 다 갑질 냥방들이제 뭐겄고.

노나 먹제 고로케 큰 놈을 혼차 통새미로 다 묵어불라고 그러믄 쓰겄소? 지 관 속으로 가꼬 갈랑가 어찔랑가 그라고 무작시럽게 해묵어불라고 그랑께 사단이 나고 잽혀가고 그라제. 글고 큰 도둑은 잡도 못해라우. 법 우게 있응께. 그란 놈의 세상이요. 시방.

새복이 시 시상에서 제일 먼저 오는 거이 여그여라우. 쩌그 바다 몽뎅이서 불댕이가 서서히 올라오다가 갑자기 쑥 하늘로 덩거지제라우. 글믄 세상이 다 불댕이려라우. 방방헌 바다가 하늘과 용접이 되었다가 떨어지제라우. 글다가 나무와 모래와 하늘과 바다가 밝은 하늘색으로 변허제라우. 그림 같어라우. 긍게 나는 요 바다에서 묵을 것을 밭갈고 괴기를 잡고 갯가서 또 바다가 준 거를 묵음서러 핑생 이 바다 그림을 임대해다가 산께 대부자도 이란 부자가 없을 거이요. 삼성 이건희헌테 비헐 것이요. 이런 바다를 누구허고 바꿀 거이요.

악으로 모은 살림 악으로 망한다 안 허요. 똥구녕에 해뜨도록 일어나덜 안 허고 놀고 묵고 자믄 언제 자기 앞가림이나 허겄소. 근디 일찍허니 새하고 같이 일어나 일허고 애쓰믄 그작저작 자기 살림은 해라우. 자기 살림이 아내 살림허고 자석들 살림하고 부모덜 살림허고 이어지고 받쳐주고 허믄 또 한 세상 살만 허제 뭐 다른 영화가 있가디?

그 날 그 날을 행복허게 생각험스러, 욱으로 다른 사람덜 안 쳐다보고 자기 분수대로 살믄 되제 어찌겄소.

한 부자에 열 가난이라고 우리거튼 사람덜이사 멋을 안다고 앵알거리겄소만. 시상이 또 갠찬헌 사람덜만 있는 거이 아니고 나쁜 놈덜이 더러 있응께, 자기 거 욕심낼라다가 다른 사람덜 괴롭힌 게 그거이 성가신 일이제 안 그요? 그란 노무 돈 노무 각시 노무 심 욕심 낼라다가 잉, 염라대왕님이 언능 이리 컴 해부러라 한 사람덜도 허벌나게 많이 봤소.

긍게 인자 해 저물 적에는 내가 한 살을 어치게 더 묵었으까? 그 나이 맹큼이나 헌 일이 있으까? 유제 부끄런 일은 택이나 허지 안 했으까? 옆집 똘이네 군불이나 피고 배부르고 등따신다냐 어찐다냐, 가서 방바닥도 손으로 잔 만져보고 요라고 정 나눔서러 살아야제라우. 안 그요? 그요?

<2010년 여수 오동도 앞바다>

대동문화 91호 [2015 11,12월호]

최옥수 기자  webmaster@chkorea.news

<저작권자 © 채널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