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의 계절이니 신문 정치면의 만평 같은 얘기, 또 하나 해보자.

며칠 전(2016년 1월 14일), 광주광역시 윤장현 시장을 만났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누구인가?

광주시민사회재야진영의 후보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제1야당의 김한길과 안철수 대표체제에서 전략공천을 받아 당당히 광주시장에 당선된 광주지역 시민운동가이다.

1월 13일 오후 (사)광주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운영위원장(박시영)이 연락이 와서 대면했다. 시장 특보실에서 연락이 왔는데, 내일(14일) 저녁 윤장현 광주시장이 ‘민주의 집’을 격려차 방문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바쁜 일정으로 크고 작은 재야진영 행사에 참석치 못해 미안하기도 하고, 선후배 제현들을 얼굴도 한 번 볼 겸 들린다는 것이다.

‘광주광역시 민주의 집’은 시청에서 직접 관리운영하지 않고, 위탁공모를 통해 (사)광주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수탁기관으로 선정되어 2014년 하반기부터 운영되고 있는 곳이다.

조직 및 사업에 대한 간단한 현황보고와 건의사항을 준비하여 보고하기로 했는데, 운영위원장이 “윤시장의 정치적 행보와 관련한 재야진영 의견을 들으러 오시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잘못하면 윤시장의 정치적 행보와 관련해 광주재야진영이 절차적 과정으로 활용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염려했다. 나는 대뜸 “이, 사람아! 활용당하는 것도 능력일세. 활용당할 수 있다면 활용당하는 것도 기분 좋은 일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위원장을 안심시켰다.

지난해 말 빠듯한 일정과 과로로 침범한 몸살감기가 아직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14일 저녁 약속시간에 맞춰 ‘민주의 집’으로 달려갔다. 윤시장은 이미 와 있었고, 재야 선후배 제현 스무명 남짓이 모여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해 가을 병고로 시달린 탓인지 윤시장의 얼굴은 약간 야윈 듯 보였다.

준비한 현황과 건의사항을 간단히 보고하고, 내가 대표로 나서 인사말을 통해 “광주시의 관심과 성원에 민주사랑방인 ‘민주의 집’은 날로 알차게 내용을 채워 나갈 것”이라며 “최근 탈당정국과 인재영입 정국을 보면서 ‘전망이 어떠냐’는 후배들의 질문에 난감해 하고 있다”고 애로사항을 피력했다. 아울러 “호남권에서는 ‘각개전투’로 하고, 수도권을 비롯한 호남 이외의 지역은 ‘연합전선’을 펼쳐야 할 것”이라는 궁여지책의 답변으로 응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에 대해 윤시장은 향후 자신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 구체적 표현을 삼가면서, “특별한 부채의식이나 정치적 의리에 발목 잡힐 일은 없다”고 언급한 것으로 보아 정치적 행보의 자유스러움을 대변하는 듯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쁜 일정 속에 재야진영을 격려 방문한 것은 무엇인가 재야진영 의견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느껴 한마디 던졌다.

“윤시장의 정치적 행보는 결국 시장 자신의 결정에 의해 진행되겠지만,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천천히 마음을 정해야 할 것”이라며, “정치는 생물과 같은 것이어서 추이를 보며 신중하게 입장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성급한 행보를 염려하는 발언을 하면서, “건강도 각별히 챙기시라”고 덧붙였다.

윤시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며, “어려운 정치상황에서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다음 일정 때문에 황급히 이동하는 윤시장의 뒷모습에 ‘고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은 나만 느끼는 것일까?

정치인 윤장현이, 경제적으로 쇠퇴하고 정치적으로 인질이 되어있는 광주의 아픔을 뼛속 깊이 새기는 시정을 펼치길, 그리고 원칙과 소신을 중시하는 시장이 되기를 빌어 본다.

정용화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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