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이나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 가면 강풍핸드드라이어가 있다. 1회용 타월을 줄이고 더 위생적으로 손을 말릴 수 있다는 안내문과 함께 설치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난 다음에 손을 씻는 일은 수많은 홍보와 교육을 통해 당연스럽게 하고 있다. 위생관념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다. 사스, 메르스, 지카바이러스 등 ‘무서운’ 경험을 가진 후 더욱 그렇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강풍핸드드라이어로 손을 말리는 일이 환경친화적이거나 위생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허핑톤포스트는 한 응용미생물학저널에 실린 연구를 근거로 이같은 보도를 했다. 이 연구에서 손가락에 뜨거운 공기를 뿜는 터치프리 방식의 다이슨 에어블레이드가 일반 드라이어(절대 손이 완전히 마르지 않는 것 같은 낡은 모델)에 비해 세균을 60배, 종이 타월에 비해 1,300배 더 많이 퍼뜨린다는 것을 밝혔다고 했다.

이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장갑 낀 손을 무해한 바이러스 MS2 용액에 담그게 했다. 참가자들은 손을 턴 다음 제트 드라이어, 구식 드라이어, 종이 타월로 손을 닦았다. 그리고 연구자들은 공기 중에서 샘플을 채집하고, 실험 전에 곳곳에 놔둔 페트리 접시의 샘플을 관찰했다.

공기와 표면 분석 결과, 제트 에어 드라이어가 다른 두 방법에 비해 바이러스를 더 많이 더 멀리까지 퍼뜨린다는 것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다이슨 드라이어의 바람 속도는 시속 692km다. 일반 드라이어는 바이러스를 1m 미만의 거리로 퍼뜨린 반면, 제트 드라이어는 2.7m까지 바이러스를 퍼뜨렸다. 종이 타월은 겨우 25cm까지 퍼뜨렸다.

이 결과대로라면 오히려 화장실용 강풍핸드드라이어는 그 안에 남아있을 수도 있는 다른 바이러스를 오히려 공기 중에 더 퍼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하겠다. 그렇고보니 강풍핸드드라이어에 손을 넣을 때마다 물방울 몇 개가 얼굴까지 튀는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2014년 영국의 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사이언스 데일리는 영국 리즈 대학 의과대학의 마크 윌콕스 박사가 공중화장실의 핸드드라이어는 종이 수건을 사용했을 때보다 세균을 최고 27배나 많이 발생시킨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핸드드라이어 중에서도 공기를 고속분사해 손을 건조시키는 제트에어드라이어는 더운 공기가 나오는 웜에어드라이어보다 세균을 4.5배나 더 확산시킨다고 보고했다. 핸드드라이어에 의해 퍼진 손의 세균은 드라이어가 작동하는 15초 이후 상당한 시간 동안 주변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는 것이다.

공중화장실에서 핸드드라이어를 사용하면 자신의 손에 묻은 세균을 퍼뜨리는 동시에 스스로도 다른 사람이 퍼뜨린 세균이 묻을 수 있다고 윌콕스 박사는 지적했다.

사실 화장실 같은 곳에서 우리가 주의해야 하는 것은 박테리아다. 이들 연구는 바이러스보다 더 크고 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가 어떻게 퍼지는지는 조사하지 않았다. 다만 유츄할 수 있을 뿐이다.

정인서 기자  chkorea9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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