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동두부집의 순두부찌개

단백질과 칼슘, 무기질 등 한 입에 영양을 듬뿍 섭취할 수 있는 두부. 얼마 전 AI로 인해 달걀 값이 폭등하자 달걀을 대신할 음식으로 두부가 급부상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두부는 네모반듯한 흰 두부, 검은 콩으로 만든 흑두부 정도다. 전남 화순은 힐링푸드 두부로 잘 알려진 고장으로 유별난 흑두부집이 줄지어 있다.

특히 도곡온천 방향으로 가면 무지개떡도 아닌 케이크도 아닌 알록달록한 층으로 겹친 독특한 두부집이 있다. 검정콩, 파란콩, 노란콩이 모여 영양이 배가 된 ‘색동두부’가 탄생했다.

이은옥 대표가 특허받은 색동두부. 색소가 아닌 검정콩, 파란콩, 노란콩으로 색을 내서 영양이 배가 된 색동두부는 화순 도곡에서 맛 볼 수 있다.

검은콩은 음양, 오행적으로 콩팥에 이로운 작용을 한다. 파란콩은 시력을 증진시키고, 노약자나 기혈이 약한 사람에게 좋다고 한다.

노란콩은 심장질환, 고혈압, 암, 당뇨 등 예방 및 치료에 좋으며 골다공증, 심장질환, 전립선질환, 위장장애, 비만, 폐경기 증후군, 노화억제, 풍에 탁월한 효과를 입증 받고 있다.

몸에 좋은 이 모든 것들이 모여 눈으로 먹고 입으로 먹는 색동두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싼 값에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대표적인 서민음식으로 여기던 두부가 한 번 맛을 보면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음식이 된 것.

이 정도면 한정식을 대신해 색동두부 한상으로 대접을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색동두부 개발로 인해 두부 요리의 고급화가 진행됐다.

두부 요리의 고급화

두부는 예상 외로 좋아하는 사람,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분명하게 갈린 호불호가 강한 음식이다. 하지만 두부를 싫어하는 사람도 색동두부를 접한 순간 저절로 젓가락에 손이 가는 비주얼로 눈길을 끈다.

색동두부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은옥(54) 대표를 만났다. 광주 동구에서 1991년부터 요식업을 시작했던 그녀는 색동두부와 포두부를 개발하게 됐고, 지난 2002년 화순 도곡에서 새롭게 자리 잡게 됐다. 벌써 15년째 색동두부집을 운영하고 있어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맛집으로 입소문이 났다.

두부요리의 고급화를 이끈 이은옥 화순 색동두부집 대표

맛집 블로거들에게도 이미 특별한 음식집으로 소문이 퍼졌다. 이 대표는 음식은 전통적이고 토속적으로 내놓지만, 가게에서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는 세련된 감각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

이은옥 대표는 “두부 집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두부에 대해서 연구하고 공부했고, 일반적인 것으로는 관심을 못 받겠다고 생각했다”며 “손님들에게 그 집 두부는 달라, 더 이상 막걸리 한잔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끈한 두부 한 모를 먹는 ‘요기’ 정도가 아닌 ‘요리’를 하는 음식이구나 생각이 들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그 이후 이 대표는 새로운 두부 요리를 개발하기 위해 중국, 일본 등을 돌아다니며 세계 다양한 두부요리를 접하고, 연구했다. 그렇게 색동두부를 개발해 지난 2005년 특허를 받았다. 두부공장에서 쓰는 기계를 제작하기 위해 남양주까지 직접 찾아가 색동두부에 맞는 기계를 찾는 열정까지 쏟았다.

두부 정식을 개발해 상차림으로 나가면서 두부 요리의 새로운 가능성이 생기기 시작했다. 보통 두부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식감인 상태에서 제일 맛있지만, 색동두부는 냉장고에서 막　꺼내서 차가운 상태가 아니라면 언제든지 맛있다고 한다.

색동두부로 만든 탕수두부

특허 받은 색동두부와 포두부

색동두부집에서 자주 선택되는 인기메뉴들은 한데 세트로 모아 ‘어울림 메뉴’로 맛 볼 수 있다. 색동두부, 선비부침개, 포두부보쌈, 색동두부전골 등 골고루 나오는 어울림 메뉴가 있고, 색동두부로 만든 탕수두부, 두부샐러드, 색동 청국장, 순두부찌개 등 단품 메뉴로도 먹을 수 있다.

두부를 아주 얇게 펴서 만든 포두부는 단연 색동두부집의 인기메뉴다. 포두부는 한지처럼 포 뜨듯이 얇게 누른 두부로 담백한 보쌈과 절임깻잎, 신선한 해초 등 여러 가지 고명을 얹어 포두부와 함께 돌돌 싸먹으면 어디에서도 맛 볼 수 없는 맛으로 입맛을 사로잡는다.

포두부는 쫀득하면서 치즈처럼 부드러운 식감에 두부만의 고소함까지 더했다. 세계 어디를 가도 보고, 먹을 수 없는 맛이다. 포만감에 비해 칼로리까지 낮아 건강식으로 딱이다.

화순 색동두부집의 포두부보쌈

그래서 인지 체인점 문의가 쏟아지고 있지만, 이 대표는 레시피와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공장식 한정식 집이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색동두부만의 특별함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이은옥 대표는 “색동두부는 눈으로 먼저 드시는 게 좋다”며 “눈으로 먹고 난 다음 직접 먹어보고 즐겼으면 한다”고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준다.

15년 전. 허허벌판에서 시작한 색동두부집. 이제는 색동두부집이 입소문이 나면서 주변에 큰 음식점이 들어서고 번화가가 되게끔 만든 공신이기도 하다.

화순 관광객들과 골프장에 가는 사람들이 한 번씩 들리는 색동두부집은 매일 당일에 만든 신선한 두부를 먹을 수 있다.

정갈한 한옥의 예스러운 분위기에서 색동두부의 깔끔하고 담백한 맛에 입이 호강한다.

색동두부집 메뉴

•색동두부어울림메뉴(선) 60,000원 (색동두부, 선비부침개, 포두부보쌈, 색동두부전골)

•색동두부어울림메뉴(미) 50,000원 (색동두부, 선비부침개, 특선색동유선식, 색동두부전골)

•색동두부 정식 (1인 17,000원/3인 이상, 2인 40,000원)

색동두부집_전남 화순군 도곡면 지강로 438 문의 061-375-5066

김다이 기자, 사진=최옥수 기자  -08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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