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다문화센터 옥상에서 방송제작에 여념 없는 제작진

팟 캐스트를 기반으로 한 라디오 방송 제작

광주문화재단(대표이사 서영진)의 2015무지개다리 사업 중 하나인 ‘엉터리-이주민 라디오 방송바셀린 시즌2’가 지난 10월 8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이 방송은 팟 캐스트를 기반으로 한 라디오 방송 제작으로 이주민에게 필요한 다양한 문화정보를 제공하고 컨텐츠 제작 참여를 통해 자기 표현력 증대 및 문화주체자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마련, 매체를 통한 문화다양성 인식확산 및 증진을 목표로 한다.

한국에 이주민이 160만 명이 넘어서 다문화시대로 정착되어 가고 있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우리사회에서 인식이 부족한 지금, 광주에 이주하여 살고 있는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과 고려인, 그리고 남미, 아프리카 등 그들이 지닌 문화에 알맞은 한국의 정책을 라디오 형태로 제작하여 유튜브, 페이스북, 전국이주민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광주문화재단 미디어아티스트 권승찬 작가가 총 감독을 맡은 이 방송은 년 말까지 총 5회를 제작하여 영상을 송출할 계획이며 현재 2회의 방송을 마친 상태다. 매회 장소를 이동하여 방송을 진행하며, 보이는 라디오 편집방송 형식으로 제작하여 송출한다. 첫 방송은 지난 9월23과 24일 광주문화재단 아트스페이스 2층에 있는 문화예술 작은 도서관에서 2시간 촬영하여 영상을 내 보냈었다.

첫 촬영은 중국에서 이주한 주민이었는데 중국음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는 마트로 이동하여 음식재료에 대한 소개를 촬영하고, 향토음식 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 중국 샤브샤브를 만드는 장면을 촬영했다.

출연자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언어와 문화의 차이라고 한다. 이주민 입장으로 보면 한국어가 가장 큰 어려움이다

움직이는 수다방으로 유아문제, 의료문제, 교통문제, 언어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움직이는 차 안에서 촬영을 마쳤다. 2회 촬영은 10월 14일과 15일 남구 다문화가족 지원센터 옥상에서 베트남에서 이주해온 응우옌티튀짱씨를 대상으로 무사히 촬영을 마쳤다.

권승찬 총감독의 지휘아래 영상 감독에 광주문화재단 미디어아트 레시던시이며 독립영화 감독인 손승민, 영상편집에 영상미디어 협동조합 김현희대표, 진행자로는 지난 1회에 이어 한국농어촌공사 사내방송 아나운서인 송민지씨가 맡았다.

광주에 거주하는 이주민(베트남, 중국, 고려인마을, 영어권)들과 함께하는 라디오 방송으로 문화, 음악, 일상생활, 정보, 인물 등을 담아냈다. 송출의 형태는 광주문화재단 웹사이트, 각 이주민센터 웹사이트, 지역라디오방송국, 유튜브 등으로 공유했다.

이 방송에서 응우옌티튀짱씨는 고향에 보내는 편지라는 코너에서 “지난달 동생이 결혼을 했는데도 아직까지 축하를 못 해줬는데 이 방송을 통해 축하한다. 오순도순 잘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회와 마찬가지로 지역 음식을 소개하는 코너에서는 베트남을 자랑하는 쌀국수를 선 보였다.

이주민 라디오 방송을 기획하게 된 동기를 묻는 질문에서 권승찬 총 감독은 “ 지난해 중국에서 수개월동안 작업을 하던 도중 중국으로 보면 한국에서 이주해온 이주민으로서 생활은 쉽지만은 않았다.”라며 “그때 많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는 라디오라는 매체로 작업한 것이 2006-2010년도, 현재 마을가꾸기 사업과 같은 전국의 아트시티라는 사업이 있었는데 “그림이나 조형물을 만들기 보다는 바셀린 프로잭트를 만들어 작은 소 출력 라디오 장비로 소외된 공간, 거리, 미술관 등을 돌아다니며 진행했다”고 말하고, 그때 주 내용은 그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 지역 현안이나 문제 등을 라디오 매체를 이용해 담아내는 작업을 전국을 돌아다니며 십 수회를 진행했는데 그것이 계기가 되어 자연스레 이주민 라디오 방송을 시작한 것 같다고 한다.

그는 또 보이는 방송이다 보니 많은 장비를 매 회마다 빌려 세팅을 해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방송장비를 빌리다 보니 성능 여부나 이상여부를 확인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것이 제일 큰 애로사항이라고 한다. 또한 이주민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섭외가 쉽지 않아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 할 때도 있었다고 털어 놓았다.

광주문화재단 아트 스페이스에서 첫 방송을 시작

이주민이 느끼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언어와 문화의 차이

2회 방송까지 제작하면서 출연자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언어와 문화의 차이라고 한다. 이주민 입장으로 보면 한국어가 가장 큰 어려움이다.

또한 문화의 차이를 주로 말하는데 유교사상에서 비롯된 한국전통의 생활방식을 고집하는 우리문화를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다문화가정이 많다는 이야기다. 이주민들은 주로 여성이 많은데 한국으로 시집을 와서 시댁과의 갈등이나 주변과의 다툼 또한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한국의 문화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물론, 좋은 생활습관이나 아름다운 문화, 그리고 편리한 문화시설은 그들의 애로사항을 보충해줄 충분한 여건이다. 건강보험이나 병원시설, 의료의 선진화, 편의점, 쇼핑센터, 극장 등 문화공간은 그들을 설레게 하는 가장 큰 정점이기도 하다.

중국의 음식문화를 촬영하기 위하여 준비 중인 게스트

이주민 라디오 총괄제작을 맡은 권승찬 작가의 작품세계

미디어 아티스트인 권승찬 총괄감독의 작품세계는 어떠할까? 현재 광주문화재단의 미디어 아트스트작가로 입주하여 작업중인 권 작가는 작업실이나 집에 방치된 물건들을 공간에 재활용하는 미디어 설치,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이용하여 사람을 기록하는 작업, 개념미술, 시민 참여 작업 등 사람, 시간, 공간을 기록하여 아시아문화전당 펜스에 설치하는 작업을 했다.

프로잭트나 기획은 바셀린 프로잭트 라디오방송을 전국에 걸쳐 진행했고 대인시장에서 상인들과 작가들을 상대로 요리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2014년부터 12년 만에 회화 남자시리즈 작업을 진행하는 등 장르에 국한 없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광주가 미디어아트 창의 도시로 선정되면서 미디어 아트 도시로 특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권 작가는 아시아 문화전당, 광주비엔날레, 시립미술관 등 연계하면 더 좋은 시너지효과를 있을 것을 기대하지만 아직은 전문 전시 공간, 인프라, 시민들의 인식부족이 우려스럽다고 말한다.

그는 그동안 작업들도 사회문제나 현상들을 교묘히 이입시키는 작품들이었다면서 미디어 설치작업, 참여형 프로잭트 작업, 사진, 개념작업과 라디오를 활용했던 부분 역시 사회 속 공동체 일원으로 여러 가지 현안들과 문제들에 사람을 통해 담아내는 매체로써 활용하고 있는 것 이라고 말한다.

권 작가의 계획이나 목표를 묻는 질문에 “라디오 방송을 지속하면서 이를 미디어설치 작업으로 구현을 시켜보는 것도 있겠고 다양한 나라들의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꿈이다”며 소탈한 웃음을 자아낸다.

[대동문화 91호. 2015년 11,12월호]

이동호  somchan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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